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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다시 간다]예비신부 덮친 ‘붕괴’…끝나지 않는 ‘악몽’

2020-11-03 1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지난해 7월,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5층짜리 건물이 철거 중 무너져 차량 3대를 덮친 사고, 기억하십니까? <br> <br>이 사고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숨지고 5명이 다쳤는데요, <br> <br>1년 3개월이 지난 지금, 철거 현장은 안전한지, 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, 우현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건물 잔해에 깔린 차량에는 결혼을 7개월 앞둔 예비부부가 타고 있었습니다. <br> <br>결혼 반지를 찾으러 가다 사고를 당했는데 예비 신랑은 4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예비 신부는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. <br><br>예비신부 아버지가 신랑 아버지와 함께 딸을 만나러 왔습니다. <br> <br>[이모 씨 / 숨진 예비신부 아버지] <br>"시간이 1년이 지났는데 매주 와요. (아내는) 차 안에서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고 훌쩍훌쩍 거리고 있어요." <br> <br>유골함 옆에는 반지가 놓여 있습니다. <br> <br>[이모 씨 / 숨진 예비신부 아버지] <br>"(딸이) 아침에 전화로 '결혼 반지를 찾으러 오늘 가', 유일한 딸의 얘기이고 말이에요" <br> <br>예비신랑은 충격적인 사고 트라우마에 갇혀 있습니다. <br> <br>[황모 씨 / 예비신랑 아버지] <br>"자기 혼자 살아있다는 죄책감에 밤새 악몽에 시달리고 잠도 못 자고 수면제를 먹어야 잠이 들고 정신과에 계속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." <br><br>당시 경찰 조사에서는 철거업체 대표가 공사 기간을 줄이려 철거 계획서를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. <br><br>크레인으로 굴착기를 올려 위층부터 아래층으로 철거해야 하는데, 폐기물을 쌓아 큰 굴착기가 올라갈 경사로를 만든 뒤 건물 중간부터 철거했습니다. <br><br>철거용 지지대와 가림막도 부족해 건물 잔해가 도로를 덮친 겁니다.<br><br>사고 1년이 지난 지금 철거 현장은 안전할까. <br> <br>서울 시내 한 철거현장에는 가림막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보행자들이 공사장에서 튄 물과 먼지를 맞습니다. <br> <br>[김중식 / 서울 종로구] <br>"많죠 위험한 게. 가림막이 제대로 안 돼 있잖아요. (낙하물) 그런 게 불안하죠." <br><br>철거를 앞둔 또다른 현장은 계획서대로 철거용 지지대가 설치돼 있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유리조각 등 위험 자재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. <br> <br>[안형준 / 전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] <br>"이런 것들은 사전에 좀 치워야 될 거예요. 작업자들 다칠 수 있으니까." <br><br>서울시가 올해 점검한 철거공사장 7백여 곳 중 절반 이상이 철거 계획을 지키지 않거나 안전 시설이 미흡해 지적을 받았습니다. <br><br>관련자 처벌도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경찰은 건축주와 철거업체 대표 등 1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. <br><br>이중 철거업체 대표와 굴착기 기사 등 4명은 지난 7월 항소심 선고까지 받았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건축주 부부 등 8명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. <br><br>[양진석 / 잠원동 붕괴 사고 유족 법률대리인] <br>"건축주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다 끝났기 때문에…이렇게까지 늦어지는 것은 도저히 납득을 못하는 상황입니다." <br><br>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여전히 "법리 검토를 진행 중"이라고 해명했습니다. <br><br>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비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. <br> <br>[황모 씨 / 예비신랑 아버지] <br>"보기 좋은 한 쌍이었는데 기성세대들의 안전불감증으로 그 꿈을 접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." <br> <br>[이모 씨 / 숨진 예비신부 아버지] <br>"빨리빨리 될 줄 알았어요. (주위에서는) 다 끝난 줄 압니다. 아직까지도 끝난 게 하나도 없거든요." <br> <br>'다시간다' 우현기입니다. <br>whk@donga.com <br> <br>영상취재 : 한효준 이준희 강승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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